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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하며 드는 생각

다소 사치스럽다고 느껴지는 미국 생활

by 국제방랑청년 2018. 8. 18.

지난 몇 년간 한국, 중국, 필리핀, 일본, 독일, 영국, 미국 등에서 최소 몇 개월 이상씩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각 나라에서의 생활을 비교해볼 때가 있다. 지금 미국 생활을 하면서 문득 미국에서의 생활이 본의 아니게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가 미국에서 특히 돈을 많이 쓴다는 얘기도 아니고, 미국의 물가가 싸서 다른 나라에서보다 많은 음식 등을 싼 값에 즐길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미국 문화 자체가 약간 사치스럽게 느껴진다는 얘기이다. 


이건 느낌은 내가 아낌을 강조하는 문화권에서 왔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그 문화권 안에서도 스스로 아끼려고 노력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와닿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난 평소에도 전기, 가스, 에너지, 돈 등을 아끼는 편이다. 이렇다 보니 가끔은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미국 생활을 하다 보면 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겠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문화충격이었던 것이 있다. 바로 건조기의 사용이다. 난 미국에 오기 전에 건조기를 한 번도 사용해본적이 없다. 당연히 건조기 한 번 돌리는 데 전기 소비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예전부터 빨래를 빨랫대에 건조시키는 문화가 있어서, 굳이 건조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미국에는 빨랫대를 사용하는 문화가 없다. 

날씨가 따뜻한 캘리포니아도, 날씨가 추운 뉴욕에서도 빨랫대를 사용하지 않는다. 위스콘신 기숙사에 입주했을 때는, 지하에 세탁기와 건조기 수십 대가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25센트만 넣으면 건조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헨드릭스에 와서는 건조기와 세탁기 사용이 모두 무료이다 (역시 사립 학교라 돈이 많나 보다 ㅎㅎ). 일본, 독일, 중국, 필리핀, 영국에서는 빨랫대를 이용하는 문화가 있었다. 기숙사에 건조기는 아예 있지도 않았고, 내가 방문했던 가정집에서도 빨랫대를 사용하고 있었다. 에너지 절약을 중시하는 것이다. 미국에 1억 정도의 가구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 모두가 건조기를 돌린다면 그 전기 사용량은 얼마나 될까.....

(주립 대학교에는 정말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

에어컨 (쿨러)의 사용도 너무 지나치지 않나 싶다. 여기 친구들은 더위를 매우 많이 탄다. 그래서 어느 건물에 들어가나 에어컨이 항상 빵빵하다. 세금이나 전기세 걱정이 없는 국제학생의 입장에서는 좋다. 여름에는 말이다.. 하지만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도 강의실에는 여전히 에어컨이 빵빵하다. 쿨러가 없어도 수족냉증이 있는 나로서는 기온이 떨어지면 손바닥을 호호 불면서 필기를 해야 하는데, 에어컨이 틀어져 있다면 손발이 꽁꽁 얼 지경이다. 

그럼에도 다른 미국 친구들은 이게 보통이라는 돗이 평소처럼 강의를 듣는다.. 기숙사에서도 보통 한 방의 온도계로 3~4개의 방의 온도가 조절되는데, 여름에나 겨울에나 온도를 매우 낮게 설정해놓기 때문에 온도를 좀만 높여달라고 말해본 게 열번은 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난 기숙사 방 안에서도 항상 긴 바지와 깔깔이를 입고 다닌다.. (난 그렇게 추위를 미친듯이 타는 사람은 아니다. 더운 것보다는 차라리 추운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기숙사에 따로 전기세를 청구하지 않아서 그렇기도 한 듯 하다. 전깃불도 마찬가지다. 어딜 가나 빈 방에 불이 켜진 경우를 많이 본 것 같다..

미국은 분명한 세계 제일의 부자 나라다. 하지만 조금 더 절약정신을 가졌으면 그 지위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으로서 에너지 절약의 모범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세계 10위 안에 드는 독일, 일본, 영국의 절약 정신은 뛰어나다. 그냥 내 평소 경험에서 예를 들어보자면, 독일에서는 강의실에서 에어컨 대신 땀을 흘리고 자동차 소음을 감안하며 창문을 열고 공부를 했고, 영국에서는 난방 시간을 제한하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몇 개 더 있지만.. 나중에 얘기해보기로 하자.. 너무 불평만 하는 듯 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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