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드릭스에서 4학년 2학기는 대학생활에서, 아니 내 인생에서 가장 바빴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다소 어려운 수업들, 학사 소논문, 실험실에서 연구, GRE 시험, 독일 대학원 지원, 학회 발표, 세미나 발표, 연구 제안서, 귀국 준비...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미국 대학교에서 마지막 학기이기 때문에 공부만 하지 말고 다른 활동들과 친구들과도 시간을 더 보내고 싶었기에 몸을 좀 무리하더라도 그렇게 했다. 다문화 춤 공개행사에서 친구들과 춤 (케이팝 춤을 췄다 - 사랑을 했다 (ikon))도 추고.. 배드민턴 클럽 회장으로 활동하고, 락클라이밍, 테니스, 마지막이니 이리저리 파티도 몇 번 가보고...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안 마시던 커피도 일이 많을 때는 하루 2~3잔씩 마셔서 3일 동안 총 8시간도 못 잘 때도 있었다. 이렇게 무리 했는데, 졸업 3주 후인 지금까지도 안 아프고 잘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입이 쥐어서 많이 고생했지만..). 이렇게 힘들었던 건 가을학기가 아닌 봄학기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것도 학교마다 다르지만, 난 개인적으로 봄학기보다는 가을학기를 훨씬 더 선호한다. 가을학기에는 휴일이 균일하게 분배되어 있기 때문이다.
* 헨드릭스의 가을학기 휴일
9월 3일: 노동절 (주말 포함 3일)
10월 셋째주: 가을방학 (목금토일)
11월 마지막 주: 추수감사절 (수목금토일)
12월 중순: 겨울방학
이렇게 매달 휴일이 있다. 주말에 이어 겨우 하루 이틀 더 쉬는 게 뭐 그런 큰 도움이 되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이 하루가 정말 크다. 밀린 공부를 따라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토요일에 하루 쉬어주고 상쾌한 마음으로 일,월을 밀린 공부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에. 게다가 이 하루가 실험실 수업이 많은 이과 학생들에게는 또 큰 의미가 있다. 월요일이나 금요일에는 물론 실험실 수업이 있다. 이 둘 중의 한 날에 공휴일이 있다면 그 주에는 실험실 수업이 없다는 의미. 나에게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선물한다. 실험실 예습, 숙제, 3시간의 수업을 하는 대신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튼 가을학기에는 이렇게 공부에 지친 몸과 마음을 매달 달랠 수 있다. 특히 추수감사절의 존재가 너무 감사하다. 보통 기말고사 전에는 에너지가 전부 빨려 있기 때문에 이렇게 쉬어주지 않으면 기말고사 공부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 헨드릭스 봄방학 휴일
3월 셋째주~넷째주: 봄방학 (9일)
이게 전부다. 원래는 2월 첫째 혹은 둘째주에 mid-winter break라고 아주 좋은 타이밍에 휴일이 있었는데, 학교가 학생들을 고문하려고 하는지.... 이 소중한 휴일을 없애버렸다. 얘기를 듣자하니, 과학 교수님들이 실험실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한다... 역시 학생들을 고문하고 싶었던 게 확실해... ㅜㅜ
봄방학 시작 전에도 힘들었고, 봄방학 때도 일을 많이 해야 했으며, 봄방학 후에도 힘들었다. 봄방학 후에는 매주 뭔가가 있었다 (시험은 어차피 매주 있기에 리스트에 넣지 않았다).
3월 마지막 주: 학사 소논문 초고 마감일, 학회 포스터 프리젠테이션
4월 첫째주: 바이올린 공연, GRE 생물학
4월 둘째주: 세미나 프리젠테이션
4월 셋째주: 면역학 연구 제안서 초안 마감일 (초안이어도 거의 완성하다시피 해야 했다)
4월 넷째주: 처음으로 시험 외에 일이 없었다.. 이 주는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4월 마지막 주~ 5월 첫째주: 면역학 연구 제안서와 학사 소논문 최종안 마감일, 독일 대학원 2차 필기시험, 기말고사 3개.
5월 둘째주: 기말고사 1개, 독일 대학원 2차 필기시험, 동물학 최종 실험실 리포트. 토요일 졸업식
미칠뻔 했다.... 하하. 이래서 모든 게 끝난 5월 둘째주에는 정말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바빴어도 모든 일을 문제 없이 잘 끝냈으니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나쁘지 않은 학점과 오디세이 명예 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보통 미국 대학교 4학년 생활은 이렇게 바쁘지 않다. 내 친구들은 3학년 2학기때까지 전공 필수 수업을 전부 다 듣고 4학년 때는 느슨하게 수강신청을 한다. 보통 쉬운 수업을 많이 듣는다. 헨드릭스에서는 수업을 보통 4개를 신청하는데, 내 룸메이트 두명은 두 학기중 한 학기에 수업을 3개만 들었다. 편입생인데다가 해외 학기를 두 번이나 갔다온 나에게는 불가능한 스케줄이었다. 내 지도교수님에 따르면 내 스케줄은 정말 살인적이라고 한다. 이런 스케줄은 정말 드물다고... 내가 조금 더 현명했더라면, 좀 더 수업 계획을 잘 짤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좋은 수업을 많이 듣고, 여러 가지 분야에서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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