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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일상

마지막 학기 시작까지 5일...

by 국제방랑청년 2019. 1. 11.

4학년 1학기의 겨울방학이 끝나간다. 왜 방학은 항상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걸까... 기말고사가 끝나고 12시간을 자고 그래도 일어나기가 귀찮아서 뒹굴거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학기 시작이 벌써 5일밖에 남지 않았다. 마지막 학기라 다른 학기때보다 생각이 많다.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졸업에 대한 기쁨이다. 나는 석박사 학위을 따기 위해 학업을 계속할 생각이지만, 대학교 생활에는 이제 지쳤다. 난 시험에 대한 비중이 크고 교과서 중심의 일반적 수업이 많은 대학교 수업보다는 한 주제에 대해 논문을 읽고 깊이 있는 토론을 하는 대학원의 수업을 더 즐길 것 같다. 


군복무 때문에 친구들과 나이차가 있는 것도 그렇다. 난 친구 관계에서 나이로 상하관계를 정하는 건 절대로 좋아하지 않는다. 외국에서 살다보니 한국에 돌아가면 항상 느끼는 역문화 충격 중의 하나가 이 나이에 대한 문제이고, 호칭 등에 대한 것을 생각하면 솔직히 스트레스다. 그래서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걸 더 좋아한다..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고, 호칭이나 반말 존댓말 등에 대한 것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나이를 잘 따지지 않는 외국인 친구라도 내 또래나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싶다. 사실 이게 마음에 더 편하다. 


내가 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빠른년생이라 계속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와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주립대학이나 다른 사립대학으로 가면 대학교와 대학원이 같이 있기 때문에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과 어울릴 수 있겠지만 리버럴 아츠에서는 내가 제일 나이가 많다. 군복무로 2년 반 정도를 휴학을 해서 실제 입학때부터 졸업까지 거의 7년 정도를 '대학생'이라는 타이틀로 있었기 때문에 어서 학위를 빨리 받고 싶기도 하다.


기쁨과 동시에 후회도 많다. 후회는 그 전에도 많아서 마음 같아서는 초등학교 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그때부터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싶지만, 대학교 때 또한 '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는 것들이 아주 많다. 


첫째는 자기관리. 자기관리는 내 생산성을 결정하는 아주 근본적인 요소다. 특히 내가 먼 땅에서 해외유학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익숙한 모든 것들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해외생활을 오래 할 수 있다. 자기관리에 실패할 때마다 감정이 격해져서 생산성이 떨어질 때가 많았다. 가을학기에 특히 그렇다. 지난학기에 알아낸 건데, 난 가을을 탄다. 생각이 많아지고 감정 소용돌이가 평소보다 격해져서 자기관리에 게을러졌다. 그러다보니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질 때가 있어서 학업에 약간의 영향을 미칠 때가 있기도 했다. 


나는 자기를 관리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관리를 장기간 유지하기가 힘들다. 한 번 자기관리에 게을러지면 나락으로 (좀 과장해서) 떨어져버린다... 이것이 내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극복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학기때는 내가 만족할만한 자기관리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영어 공부에도 후회가 많다. 미국 대학 입학 전에는 '미국에 4년만 있으면 평생 영어 걱정은 안해도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확실히 내 영어실력은 엄청나게 향상됐다. 미국인, 유럽인, 심지어는 미국 대학 교수님들께도 영어를 잘한다는 말을 듣고는 한다. 지금은 원서를 읽을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도 자막 없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원서를 읽는 데 시간이 꽤 걸리고 모르는 단어도 가끔 보인다. 영화나 드라마도 100퍼센트 들리는 것은 아니다. 가끔 오래된 영어나, 강한 액센트 등이 나오면 안 들릴 경우가 있다. 솔직히 한국어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내가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 지지난 가을에 영어 실력이 더이상 많이 향상되고 있지 않자, 독일어를 제 2외국어로 공부하신 교수님을 찾아가 상담했다. 그 교수님은 독일에서는 거의 원어민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내가 이때까지 봐왔던 외국인 선생님중에 가장 훌륭한 교수님이기 때문에 방법을 상담하려고 했다.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방법은 단순히 '끊임없이 계속 공부하는 것'이다. 이 방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하고 싶다. 아무튼, 마지막 학기때도 대학 졸업 전에 원어민에 최대한 근접할 수 있도록 영어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후회되는 점은 더 있지만... 그러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까지만 쓰려고 한다..

GRE 시험, 독일 대학원 입학 준비, 수업, 연구, 학사 논문 마치기, 그 밖의 많은 교외 활동들을 해내려면 지난 4년동안의 학기중에 가장 힘든 학기가 될 듯 하다. 어제 막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왔는데, 여행을 갔다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 좋은 재충전의 시기였다. 또다른 세상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흥미롭고 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와서, 다시 공부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정말 힘든 학기가 될 것이지만, 그만큼 배울 점도 아주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학기가 끝나면 엄청난 성취감으로 가득하겠지.

(직접 찍은 콜로세움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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