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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 교환학생

옥스퍼드 튜토리얼 후기 2

by 국제방랑청년 2018. 4. 3.

안녕하세요, 옥스퍼드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는 준이입니다. 사실 지금은 교환학생 학기가 끝난 상태이고 여름학기를 들으러 미국에 들어갈 때까지는 자유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 2주 전쯤에 세미나 튜토리얼인 셰익스피어까지 다 마쳤습니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 옥스퍼드 튜토리얼 후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새로운 세미나 튜토리얼은 너무 좋았습니다. 2주에 걸쳐 3번의 튜토리얼이 있었는데, 튜터 한 명과, 미국 친구들 두 명 그리고 저 이렇게 네명이서 1시간 반 동안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튜토리얼은 the Twelfth Night으로 가볍게 시작해서 두번째에는 Hamlet과 Othello, 세번째에는 the Tempest와 A Winter's Tale로 튜토리얼을 마쳤지요. 워낙 스케줄이 타이트했기 때문에 두번째 작품들로만 에세이를 썼고, 첫 번째와 세번째는 에세이 초안 또는 계획만 작성해서 보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지금 영어와는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저로서는 알아듣기가 많이 어렵더라구요. 이 때문에 책 읽는 속도도 너무 느려지고 해서 오디오북을 들으며 책을 읽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성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를 들으니 모르는 단어가 많아도 저도 모르게 빠져드는 점이 있더라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햄릿과 오셀로가 참 좋았습니다. 

각각 성(gender), 착각(illumination), 스토리텔링 등의 주제에 집중해서 에세이를 썼습니다. 이해가 좀 안 되는 부분은 같이 공부하는 미국 친구들에게 물어보면서 보충했지요. 이번 튜토리얼에서는 원어민과 같이 공부하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저희 튜터도 워낙 셰익스피어빠였기 때문에 저희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흥미를 보이더군요. 가까운 런던에서 좋은 배우들로 구성된, 특히 햄릿의 공연이 많이 때문에 꼭 가보라고 추천해 줬어요. 혹시 가지 못하게 되면 DVD 뮤지컬이라도 꼭 보라고 했지만.. 끝내 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데 돌아다니느라 런던은 한 번 밖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유럽 여행도 곧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튜토리얼을 듣고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짧은 시간 내에 너무 많은 책을 읽는 구성이다 보니, 이해력이 좀 딸렸다는 점... 원서를 다 구매했으니 시간 나면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어요.



역사 튜토리얼(major)은 저희 튜터한테 좀 실망한 점이 컸습니다. 훌륭한 학자이시기는 했습니다. 어떤 질문을 던지면 바로 답이 줄줄줄 나오셨고 어떤 책에서 그 내용을 읽으셨는지까지도 기억하고 계셨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 튜터는 너무 강의식 스타일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튜토리얼이란, 서로 토론하고, 특히 튜터가 학생한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학생이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끔 이끌어줘야 하는데, 그 튜터는 그렇지 않았어요. 에세이도 조금 대충대충 보시는 감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나름 수업을 준비한다고 최선을 다 했지만 그 분은 좀 그렇지 않은 점이 있었기 때문에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준비하고, 에세이를 쓰면서 확실히 역사 배경 지식이 더 확고해졌고, 역사를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되었습니다. (답이 없는 역사.. 어떤 책, 나라의 관점이 옳다고 말 할 수 없고, 여러 가지 자료를 비교해보면서 자신의 의견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 이라고 말씀해 주시더군요.)



철학 튜토리얼(minor)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튜터가 아주 꼼꼼하고 깐깐하기로 소문이 났기 때문에, 에세이에서의 모든 실수를 짚어냈습니다. 제가 또 대학에서 철학 수업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철학 에세이의 구성 등 기초적인 것까지 세심하게 지적해 주셨고, 토론할 때도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해 주셔서, 실제로 그 사상을 말로 표현해보면서 이해력을 높였고, 이런 저런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아마 이 분 덕분에 저의 비판적인 생각과 글쓰기 능력이 많이 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튜토리얼 전 날만 되면 잠을 못 잤어요.. 실수 한 것 없나.. 더 추가해야할 아디디어는 없나.. 고민하면서 말이죠.


결론적으로, 옥스퍼드의 수업은 그렇게 미친 듯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자기주도적으로, 능동적으로 자료를 찾으면서 에세이 쓰는 재미를 가지면 오히려 좀 즐거워 졌던 것 같습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아주 효율적인 공부방법이기도 하구요. 이제야 튜토리얼에 좀 적응을 하려고 하는데 옥스퍼드를 떠나야 하다니 너무 아쉽습니다. 다음 학기에는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더 좋은 배움을 놓쳐서 아쉽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지식과 공부 방법을 배웠으니 행복합니다. 이젠 이걸 제 삶에 적용해야죠!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혹시 옥스퍼드 교환학생이나 튜토리얼 방식에 대해 궁금하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