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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카우치서핑 (Couchsurfing)

스위치 취리히 카우치서핑

by 국제방랑청년 2018. 9. 1.

취리히에 갔다온 지 벌써 4개월이 넘었지만 이곳에서의 기억은 나에게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여기에서 가장 인상깊은 카우치서퍼를 만났기 때문이다. 인상이 깊었던 이유는 그 친구와 아주 특별한 것을 같이 했다기보다는, 같이 보낸 시간이 많고 대화를 많이 나눠서일 것이다. 지금 돌이켜봐도 너무너무 고맙다. 스위스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인생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파리에서 취리히까지는 대략 11시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역시 flixbus로 비교적 저렴하게 스위스로 넘어갔다. 취리히에는 저녁 7시쯤 도착했는데, 버스터미널로 내 호스트가 마중을 나왔다. 그녀의 이름은 Sandra. 멀리서 봐도 금방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일단 키가 185로 매우 컸고, 금발에 파란 눈, 처음 봤을 땐 진짜 모델인 줄로 착각했을 만큼 미인이었다. 

(이 버스 안에서도 어김없이 여권 검사를 했다.)

그녀의 프로필을 읽어봤을 때 맘에 들었던 점은, 문화적으로 굉장히 열려있다는 점이었다. 서로간의 공통적인 언어가 없어도 어떻게든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이 보였고, 거의 모든 사람들과 공통점을 찾아가며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이런 태도는 배움을 즐기는 사람들한테서 많이 발견된다. 난 그런 사람과 대화하는 걸 즐긴다. 그러면 그 사람도 나로부터 배울 수 있고, 나도 그 사람으로부터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산드라는 호기심이 많은 만큼, 아는 것도 많았다. 일단 할 줄 아는 언어가 많았다. 스위스식 독일어가 원어이고, 영어는 원어민과도 헷갈릴 만큼 수준급에다가 일본어도 할 줄 아며, 프랑스어도 좀 할 줄 아는 걸로 알고 있다.

아무튼 산드라와 만나고, 전철을 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난 스위스가 물가가 워낙 비싸고 국토가 좁은 나라이기 때문에 일본처럼 집이 조그마할 줄 알았는데.... 내 호스트의 집은 거의 고급 별장 수준이었다. 일단 집이 무지하게 컸고, 마당도 있었으며, 지하에 다락방까지 있었다. 실제 한국의 우리집 아파트보다 큰 방을 나에게 제공해줬으며 집의 가구들도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였고, 벽난로까지 있었다. 이 친구, 정말 부자구나.. 라고 생각할 찰나에, 본인이 일하고 있는 회사 사장님에게 아주 저렴하게 돈을 내고 살고 있다고 한다. 나 같아도 바로 오케이 했을 것 같다.. 너무 좋다.

(케빈이 만들어준 애플파이.. 레시피 받아온다는 걸 깜빡했다.)

(딱 봐도 방이 엄청 크다...)

(이 짤이 거실의 절반 정도 될것이다. 아주 멋진 집이었다.)


잠깐 짐을 풀고 있는데, 산드라의 어머니와 룸메이트인 케빈이 장을 보고 돌아오셨다. 둘 다 정말 쾌활한 사람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의 어머니가 정말 멋있는 사람이었다.. 그날 저녁때가 그분을 본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해 아쉽다. 버스 안에서 11시간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기 때문에 케빈이 애플 파이를 만들어줬다.. 맛있었다.. 쓰면서도 군침이...ㅎㅎ

산드라가 지금 친구들과 만나러 나가는데, 피곤하지 않으면 같이 나가지 않겠냐고 하길래, 바로 콜을 외쳤다. 산드라의 친구들이라면 분명 흥미로운 사람들일 것이다. 스위스에서도 3~4일 정도밖에 머무르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러면서 스위스에 대해 배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