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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카우치서핑 (Couchsurfing)

카우치서핑 - 프랑스 파리 2탄 - 튀니지 친구들

by 국제방랑청년 2018. 8. 6.

파리에서 둘째날 아침, 오사마와 헤어지고 바스티유 광장, 빅토르 위고 박물관, 노트르담 성당, 파리 시내를 둘러봤다. 이렇게 나는 파리 관광을 하고, 오사마는 일을 하고 저녁 7시 반에 파리 시내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돌아다닐 생각이었다. 

2018/07/14 - [유럽 여행/프랑스] - 프랑스 파리 여행 2일차 - 노트르담 성당, 바스티유 광장


2018/08/03 - [유럽 여행/프랑스] - 프랑스 파리 여행 2일차 - 빅토르 위고 박물관



나 혼자 파리를 신나게 둘러보고 저녁때가 되자, 슬슬 배가 고파왔다. 생각해보니 아직 어디서 만날지 정하지 않아서 연락을 해보려고 폰을 켜봤는데, 연락이 되질 않는다... 7시 반이 되어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하면서 좀 더 기다려 봤지만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답장이 오지 않았다. 비도 많이 오고 밖에서 아무 목적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주변의 카페로 들어갔다. 배가 너무너무 고팠기 때문에 간단히 빵과 디카페 커피를 마시면서 일기를 썼다. 그러면서 연락을 기다렸다. 1시간 좀 못돼서 연락이 왔는데, 휴대폰 충전기를 집에 두고 와서 집에 갈 수밖에 없었다면서 미안하다는 문자였다. 난 괜찮다고 하면서 일단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어젯밤에는 그의 룸메이트는 없고 오사마 혼자 있었다. 오늘은 그의 룸메이트도 함께 있었다. 에이맨이라는 친구였는데 인상이 좋고 착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였다. 오사마와 같이 카우치서핑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저녁밥으로 그 친구들이 튀니지 전통 음식을 만들어 줬는데, 음식명은 Ijja(이자)였다. 튀니지식 스파게티였는데, 여러 가지 야채와 닭고기가 들어간 스파게티였고, 바게트빵을 그 소스에 찍어먹는 방식이었다. 튀니지에서도 빵이 주식인 것 같았다. 카페에서 뭘 간단하게 먹었어도 허기진 상태였기 때문에 맛있게, 감사하게 먹었다. 




프랑스행 버스를 타기 전까지는 파리에서 튀니지에서 온 친구들과, 튀니지 음식을 먹을 것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이게 바로 여행의 그리고 카우치서핑의 매력이다. 나는 여행의 '예측 불가능성'에 미료된다. 즉, 몇분 후 혹은 몇 시간 후에 난 내가 뭘 할지 잘 모른다. 물론 계획은 세워놨지만,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대학교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할때는 계획을 충실히 지키고자 노력하지만, 여행할 때의 나는 훨씬 유연하다. 예를 들어 길가에서 흥미로운 사람을 만나면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길을 가다가 좋은 장소를 발견하면 이후의 계획을 취소하고 거기에서 시간을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 런던에서 프랑스행 버스를 탔을 때 나는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잠을 자야 하나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오늘 이렇게 이전에는 본 적도 없는 새로운 친구들과 튀니지 음식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한국과 튀니지에 대한 것으로 흘러갔다. 튀니지는 한국만큼 작은 나라지만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일단 기름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중해와 접해 있고 역사적으로 지리학적 위치가 좋았다. 그 친구들에 의하면, 세계대전 이후, 오스만 제국이 열강들에 의해 (이 경우에는 프랑스) 몇 토막이 났다. 그 이후로는 워낙 정치적 부패가 심해서 경제성장은 커녕 제대로 된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독재정권이 그랬듯이, 튀니지 정치계 사람들은 사람들이 무지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문맹률이 굉장히 높고 공공교육이 발달되지 않았다. 



그 친구들은 둘 다 IT 계열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던 것 같고, 난 그 모든 것에 답해주었다. 그러면서 오사마가 "천연자원 하나 없는 한국이 이렇게까지 성장했다는게 정말 믿기지가 않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하면서 튀니지의 현재 정치, 경제 상태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튀니지의 문화에 대해서는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보고도 나중에 꼭 놀러오라고 말했다. 음식도 맛있고 아름다운 풍경이 많으며 사람들은 친절하다고 했다. 안 그래도 이 친구들과 교류하고 이런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니 튀니지에 흥미가 생기던 참이었다. 난 언젠가 이집트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겸사로 튀니지도 꼭 여행해야겠다.



우리는 자정 넘어서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다행히 이때까지는 몸이 버텨주다가 다시 열이 오르는 듯 했다 (프랑스에 오고나서보터 몸살기운이 있었다). 그래서 못다한 이야기는 내일 하기로 하고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파리에서의 둘째날은 이렇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