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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카우치서핑 (Couchsurfing)

취리히 카우치서핑 (5)

by 국제방랑청년 2019. 6. 5.

타워에서 사진을 몇 방 찍고 내려갔다. 한 중동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멋지게 찍어줬다. 고맙다면서 우리 사진도 찍어주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알고 보니 이란에서 온 배낭 여행자라고 한다. 본인이 향수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한다면서 우리에게 샘플을 몇 개 줬다. 냄새를 맡아보니 향기롭다....!!

이 향수를 난 되게 고맙게 받았다. 아직 4월이었지만 여행을 하다 보면 빨래도 못하고 씻지도 못할 때가 있기 때문에 옷에서 쉰내가 날 수가 있다. 특히 신발에서 말이다. 아무리 버스로 장거리 여해을 한다고 해도 너무 지저분한 모습으로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만난다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 온라인상에서만 대화하다가 꾀죄죄한 모습으로 나타나면 아무래도 첫인상에 좋지 않겠지... 이 향수가 앞으로의 여행에 꽤 유용할 것 같아서 고맙다고 몇 번을 말했다.

산드라와 나는 전철을 타고 다시 어제 갔던 취리히 호수로 돌아왔다. 어제 말한 대로 작은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보기로 했기 때문에. 이 때 유람선이 아마 무료였던 것 같다. 무슨 이유인지는 까먹었지만 개꿀... 기분도 좋고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아서 사진 몇 장을 찍었다.

배 내부.
선착장을 떠나다!

카약 등도 많이 다닌다.

취리히에서 스위스에서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스위스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퐁듀를 먹어보기로 했다. 산드라가 맛있는 집을 알고 있다고 해서 거기로 갔더니 관광객들에게 꽤 유명한 곳인가 보다. 놀랍게도 한국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것 같았다. 웨이터가 나를 보고 한국말로 말을 걸었고 영어로 이런 저런 얘기를 해줬다. 

외국인들이 처음 나를 볼 때 대부분 이런 반응을 보인다.

"Are you Chinese?"

"No"

"Then, are you Japanese?"

"Nope!"

"Oh, Korean!"

"Yeap!"

 

미국인들 사이 (특히 미국 남부)에서는 인종 발언은 조심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많이 없었지만 미국 동,서부 큰 도시나, 유럽에서는 이렇게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0살 때 처음 미국에 건너갔을 때는 이 질문이 탐탁치 않아서 빠직빠직 하곤 했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해졌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한국보다는 훨씬 잘 알려져 있고, '동아시아인' = '중국인, 일본인' 이라는 인식이 있다는 현실을 알았기 때문에... 포기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간혹, 나를 한국인으로 알아봐주는 외국분들이 몇 분 계신다. 이럴때마다 왠지 기쁘다. 가끔은 '어떻게 알았을까?'하는 궁금증에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보기도 한다. 

퐁듀와 와인을 합쳐서 35프랑 정도 했던 것 같다 (현 환율로 4만2천원 정도..). 비싸도 그 나라의 전통음식을 맛보며 문화를 체험하는 게 내 여행의 철학이기 때문에 기꺼이 사서 먹었다. 돈은 오스트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아끼면 되니까...

웨이터가 치즈 퐁듀와 빵을 갔다줬다. 산드라가 스위스에서 퐁듀를 먹을 때 어떤 전통이 있다고 했다. 사진에 보이는 대로 빵을 큰 포크로 퐁듀에 찍어서 먹는다. 단, 퐁듀 안에서 8자를 그리고 빵을 먹어야 한다. 빵을 퐁듀 안에 빠뜨린 사람은 강에 입수해야 한다고 한다. 사실 난 먹다가 한 번 빵을 빠뜨렸다... 산드라가 보고있지 않아서 아무 말도 안했고 산드라는 아직도 모르고 있지만... 언젠가는 사실대로 말하고 입수해야겠다.. 살짝 죄책감이 들기 때문에 ㅎㅎㅎㅎ 아무튼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만찬은 대만족이다.

많이 먹다보면 우리 입맛에는 느끼하니, 와인이 있으면 좋다.
산드라가 친절하게 퐁듀 초짜에게 먹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행 버스 시간까지는 아직 좀 남아서, 시내에 있는 김에 근처 마트에서 맥주와 소세지를 간단하게 사서 얘기를 좀 더 하기로 했다. 취리히 강의 작은 선착장에 앉아서 날이 저물때까지 먹으며 얘기했다. 그러다가 버스 시간에 좀 늦을 것 같아 같이 전철을 타고 집까지 달려갔다. 시간이 빠듯했고 길도 잘 몰랐기 때문에 친절하게도 산드라가 버스 정류장까지 바래다 줬다. 스위스 취리히에 도착한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함께해준 산드라에게 너무나 감사했다.

물병에 물을 채우고 있는 산드라
마지막 맥주...!! 안녕! 고마웠어 산드라.

취리히를 떠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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